결혼전 방을 같이 쓰던 언니가 은입사 공예를 했다. 문제는 하루종일 조그마한 망치를 가지고 두들겨 댄다는 것. 그리하여 나는 집에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 망치소리가 신경을 자극해서 두통도 생기고... 그때 언니는 정말 열심히 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대장간 대장장이처럼 망치를 두들기며 살았다. 그리하여 나는 매일 피난을 가야 했다. 망치 소리가 없는 곳으로..
노력한 결과 였는지, 언니는 전통공예 대젼에서 몇번 입상도 하기도 했는데 제작비도 많이 들고, 은입사 작가로 평생하기에는 무리라고 생각이 되었는지 결혼과 함께 그만 두었다. 그리고 괜찮은 작품은 친정 부모님고, 선생님께 드리고 나는 저 조그마한 보석함을 얻었다. 그것도 초기의 첫작품...
치열했던 망치소리와의 투쟁에서 얻은 작품. 지금은 신랑의 결혼 반지를 넣어두는 곳이다. 신랑은 금속 알레르기가 있어서 반지를 끼지 않는다,
저 보석함을 볼때 마다 책상에 쭈그리고 앉아서 작업하던 둘째언니가, 그 망치 소리가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