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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전,
왜, 여자가 혼수를 마련해서 시집을 가는가에 대한 강한 불만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 엄마의 레파토리 일번지가, 시집올때 몸만 왔다고 시집살이를 피눈물나게 했다는 소리를
늘 듣고 살아서, 이 악습을 청산하겠노라 ............그래 시집 갈때 정말 몸만 간다를 늘 외치고 살았다.
98년 여름,
33살 노처녀가 드디어 결혼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신랑은 결혼 이틀전에 18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왔다.
그리고 도착한 날 오후에 양복사고, 신발사고....
엄마, 아빠가 원하는 폼나는 결혼식을 치루고
같이 돌아가고 싶어하는 신랑을 미리 보내고 나는 싱글로서의 자유를 누리면서 친구 만나고,
영화 보려 돌아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영국으로 왔다.
그는 결혼을 위해서 스튜디오에서 방 하나짜리 아파트로 옮겼고
이것저것 살림을 준비해 두었다.
뭐 그리 좋은것은 아니다.
커다란 냉동고
진공 청소기
그리고 냄비와 유리잔 게다가 향균 도마까지....
그때는 몰랐다.
27살 총각이 장가갈 준비를 하려고 이곳저곳 다니면서 살림을 사드렸다는 것을..
누구도 주위에 거들어줄 사람이 없는 그가, 내가 평소에 말해 두었던 향균 도마를 사려
먼곳까지 다녀 왔고, 두꺼비 같은 손으로 냄비를 골랐다는 것을...
냄비..
물론 휘슬러도 테팔 냄비도 아니다
아주 싸구려 냄비, 벌써 제일 커다란 냄비는 손잡이가 떨어져 나갔다.
가끔 가다가, 신랑이 미울때
그리고 싱글의 자유와 경제적 여유가 그리울때
눈에 들어 오는 냄비.
그가 고른 혼수다.
서울에서 오는 각시를 위해서 저 냄비를 사면서 그는 많이 행복했을까.....
그가 우리의 앞날을 위해서 마련한것...
냄비에 위로 받으며 살고 있다...
사족-----정말 결혼 하면서 숟가락 하나 사가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많이 후회가 된다.
그때 좀 마련해 두었으면 기본적인 것은 갖추면서 살수 있을텐데...
솔직히, 15년된 티브를 보면, 왜 나는 시집오면서 티브하나 장만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가끔 후배들의 신혼집을 보면, 엄마가 그릇이랑 침구랑 잔득 장만해 주신것들을 보면 많이 부럽다.
두 딸의 엄마
언젠가 딸들의 혼수를 위해서 이불을 만드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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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5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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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맘님으 러브스토리가
늘상 궁금했던 저로써는 너무나 반가운 이야기네요^^
그렇게 살림살이들을 구하러 다녔을
영국총각의 모습이 떠올라
자꾸만 미소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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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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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저도 비슷한 상황인데, 좀 다르지만,
저희는 같이 살림살이 구하려 다니는 것이 좋은 시간이었는데..
사실은 아내가 혼자 자취를 하고 있어서 제가 그냥 몸만 들어갔죠.처음엔. 그러다 하나씩 하나씩. 구입하고. 그게 재미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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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뇽이 2004.04.05 10:50 [218.159.2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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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후배들의 신혼집을 보면, 엄마가 그릇이랑 침구랑 잔득 장만해 주는것들을 보면 많이 부럽다."
하지만, 적더라도 여자대신 신혼살림 마련해주는 형부가 훨훨 부럽네요 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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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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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미국올때(등산가서 사용하는)코펠을 한셋트 들고 왔는데, 아직도 냄비를 안사고 그 코펠을 쓰고 있어요. 다른데는 돈을 잘 쓰면서 왜 냄비사는거에 그리 인색한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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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 2004.04.0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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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담 남편분이 연하이셨군요.
이것두 능력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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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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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이나 차이가 나시는군요... ^^; 그리고 33살에 가셨다구요...
갑자기 세상이 희망차 보이는군요.. ㅋㅋ
냄비에 담긴 아름다운 추억에.. 살며시 미소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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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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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향수냄새가 진동을 하는군요..항상 칙칙한 영국생활의 활력소라고 생각이 드내요,,꼭필요한것 빼고는 사치라고 생각하는 영국사람들의 생활습관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부분일지도 모르지만.불편함을 불편함이라고 생각하지 않고사는 삶이야 말로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해 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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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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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맘님. 연상연하 커플이 좋지 않나요?
저는 두살차이가 나지만요...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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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엄마 2004.04.05 19:20 [217.44.19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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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예쁜 두분의 모습에 마음이 부풀어 오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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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ife 2004.04.05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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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향기가 물씬나는데요... 준비과정과 신랑분의 한국여인을
맞기위한 분주함...ㅎㅎㅎㅎ
그덕에 예쁜딸이 행복을 더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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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sj14 2004.04.0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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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오래 오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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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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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맘님의 부군께서 신부를 위해 살림살이를 준비했다는 말...
너무 따뜻하게 들리네요..
두분이 나중에 더 좋은 냄비가 생기셔도 그 냄비는 버리지 마세요..
저는 결혼할때 엄마가 냄비나 그릇, 크리스탈 등을 해주셨거든요..
어느날 저녁에 엄마가 나가서 아는 사람 소개로 한번에 쉭~ 사오셨더라구요.
어찌나 맘에 안들던지..
그래도 제가 살건 또 생기더라구요..
제 생각으론 본인이 쓸건 본인이 사야 된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결혼전 그릇은 많이 사면 절대 안된다라는..다 박스에 있습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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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enne 2004.04.05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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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엄마가 나 대학 다닐 때 부터 사놓으신 것이 둘 있었어.
다리미하고 부부 찬기 세트. 다리미는 안 썼는데 이사 다닐 때 마다 가지고
다니셨는지 어쩐지 잘 모르겠고 밥그릇은 써버렸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그외에 또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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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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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가슴 찡한 이야기네요...^^;;
신랑분의 행복했을 그 마음이 전해옵니다...^^
저는 신랑이 먼저 순천으로 발령받아 내려와 살았던지라...
저두 결혼하면서 혼수는 별로 해간것이 없습니다...
기껏해봤자... 제 화장대랑 식탁정도...
티비도 냉장고도 청소기도 다 있던지라...
냉장고도 크지 않은데다 요즘 상태가 좀 불량한지라... 신랑이 가끔 그럽니다...
"왜 지펠 냉장고 안 사왔어? 지금이라두 사와..." -.-;;
음... 이제 신랑 흉 안보려구 했는데... 쓰고보니 이것도 흉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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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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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기다리시던 부군 얼굴이 눈에 선하네요.
이것저것 준비해 두고, 어서 빨리 보여주고 싶은 그 마음.
글을 읽고, '난 뭘 샀지 ? ' 싶어서 보니 아무것도 없네요.
요샌, 둘이 함께 하나씩 장만해가는 재미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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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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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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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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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느님...저희도 정말 빈손으로 시작해서, 가끔 저희 힘으로 새물건
장만하면 너무나 뿌듯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새로 장만할것 리스트를 만들어 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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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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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맘님...결혼할때 기본적인 살림을 가지고 시작하는것이 새로 시작한
살림의 경제에 많은 보탬이 되는것 같아요.
물론 우리나라는 가전제품의 라이프타임이 짧지만...
하여튼 저희집은 완전히 고물상 입니다...
그리고 저도 지펠 냉장고 가지고 싶어요...저희집 냉장고는 거의
아이스 박스 수준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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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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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야...네가 만약 결혼하면 너의 어머님이 혼수 정말 잘 챙겨 주실것 같아요...
나는 혼수를 하지 않은것이 요즘 후회가 돼.
한국적인 것을 좀 가져 올것을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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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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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네님...아마 엄마랑 같이 다녔으면 엄마 취향대로 다 샀을거 예요..
그런데 저희집은 요즘 정말 그릇이 어른용 2개와, 아이들것으로 쓰는
프라스틱 밖에 없어요....손님용으로 조만간 마련을 해야 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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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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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sj14님.....그렇게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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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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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이프님....저희 신랑은 작은것 밖에 줄수 없는데,
그 작은것이 가끔 제게는 커다랗게 다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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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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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엄마...자기는 우리가 거의 가축적인 분위기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참, 그래서 어떤 유모차를 샀는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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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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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dioi님...님도 연상연하 인가요
아니면 2살 연상인가요..
그런데 살다보면 그런것에 대한 느낌 거의 없어요...그냥 신랑은 신랑으로
다가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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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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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님...영국에서 지내셨던것 같은데요...
영국에서 지내셨던 이야기 해주세요...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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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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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님...5살 인데, 제가 신랑 나이를 만으로 이야기 했어요.
그리고 지혜님...희망을 가지고 영역을 넓혀서 찾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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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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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셀님..저희는 둘다 어리버리 커플이라서 아마 같이 사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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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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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데님...님은 공부가 목적인 삶이 잖아요..
그리고 혼수로 확실한것 준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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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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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영아...너도 어머니가 좋은 물건 많이 해주셨던데...
우리는 정말 그릇이 없어서 손님오면 곤란해...
이제부터 하나하나씩 장만 하면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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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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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사 이 감동어린 글을 읽었네요.
남편분의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해피맘님이 얼마나 행복한 분인지 절실히 느꼈어요. 정~말 부럽네요.
저도 해피맘님의 러브스토리가 궁금했거든요?
어쨌거나 정든 사람들을 다 두고 그 멀리 간다는건 대단한 용기가 아니구선 힘들잖아요?
근데 남편분이 해피맘께 그런 용기를 팍팍 심어 드린것 같아요.
정말 두분 넘넘 행복해 보이시구요,부럽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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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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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이맘님...저희 커플 그렇게 로맨틱하지 않아요.
그냥 친구같이 살아요.
정말 편안한 친구 같이요...그래서 제게는 좋아요...
정열적인 사랑은 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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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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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이제사 이 글 읽었어요...해피맘님 사연도 듣고~
아~ 부러워요~!!
해피맘님 영화같은 스토리...
글구, 하나씩 장만해 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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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1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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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제 읽었네요...
참 멋지네요... 한국에서 오는 사랑하는 신부를 위해 혼자 다니며 골랐을 해피파님... 아까 자는 미셸 봐 주시냐고 썼었는데..당근 맡기고 나가실 만 하네요...이렇게 섬세한 분이시라면.. 소중하고 아름다운 삶 누려가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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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18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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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랑지니랑님...감사합니다...
저희 부부는 이렇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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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1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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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하네님...저희 스토리는 영화 같은데, 현실은 아주 난리 입니다.
아이들 둘과 매일 싸우고, 신랑이랑 하루에 열두번 토닥거리면서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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