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mum (gayong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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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젊었지...아니 늘 그렇게 살거야....

2004.01.19 09:34 | 오픈다이어리 | Happymum

http://kr.blog.yahoo.com/gayong19/110554 주소복사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김광규


4·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는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무엇인가를

위해서 살리라 믿었던 것이다

결론 없는 모임을 끝낸 밤

혜화동 로터리에서 대포를 마시며

사랑과 아르바이트와 병역 문제 때문에

우리는 때묻지 않은 고민을 했고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 누래를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노래를

저마다 목청껏 불렀다

돈을 받지 않고 부르는 노래는

겨울밤 하늘로 올라가 별똥별이 되어 떨어진다


그로부터 18년 오랜만에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가 되어

혁명이 두려운 기성 세대가 되어

넥타이를 매고 다시 모였다

회비를 만 원씩 걷고

처자식들의 안부를 나누고

월급이 얼마인가 서로 물었다

치솟는 물가를 걱정하며

즐겁게 세상을 개탄하고

익숙하게 목소리를 낮추어

떠도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모두가 살기 위해 살고 있었다

아무도 이젠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적잖은 술과 비싼 안주를 남긴 채

우리는 달라진 전화번호를 적고 헤어졌다

몇이서는 포커를 하러 갔고

몇이서는 춤을 추러 갔고

몇이서는 허전하게 동숭동 길을 걸었다

돌돌 말은 달력을 소중하게 옆에 끼고

오랜 방황 끝에 되돌아온 곳

우리의 옛사랑이 피흘린 곳에

낯선 건물들 수상하게 들어섰고

플라타너스 가로수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아직도 남아 있는 몇 개의 마른 잎 흔들며

우리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부끄럽지 않은가

부끄럽지 않은가

바람의 속삭임 귓전으로 흘리며

우리는 짐짓 중년기의 건강을 이야기했고

또 한 발짝 깊숙이 늪으로 발을 옮겼다



-------------------------------------
나는 내년이면 마흔이 된다.
아직도 십대에 했던 고민들을 아직도 가슴에 두고 사는데...
이제는 타인에게 편안하고 넉넉한 사람이기를...


오늘의 블로그는 다른 블로그 분들의 좋은 내용을 정리...
이삭님, 마스크님, 민경맘님 감사 합니다...

http://kr.blog.yahoo.com/gayong19/trackback/10195/110554
기본 wha808 2004.01.19  12:44

세라야
놀자. 세라야 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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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사라스바티 2004.01.19  15:32

겨울밤 하늘로 올라가 별똥별이 되어 떨어진다// 말그대로 반짝할뿐이라는 뜻인가요? 무언가 바꿔볼려 했는데.. 어떤분이 잠깐 반짝할뿐이라는 이야기를 하셨었거든요... 그래서요. .이말이 상당히 거슬린다고 해야할까요??? 어떤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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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sunny 2004.01.19  15:43

모두가 살기위해 살고 있었다...아무도 이젠..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부끄럽지 않은가 부끄럽지 않은가.... 정말 공감이 많이가는 시입니다.
저도 이젠 나이가(?) 언니껜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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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04.01.19  20:35

웬, 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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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04.01.19  20:39

글쎄요 사라스바티님,
별똥별의 의미를 잘 매치 시켜서 다시 한번 읽어 보시면 좋으실듯.,,,
혹시 친구들이랑 적당히 술먹고 노래 부르면서 거리를 걸어 보신일이
있으세요...그때의 느낌 이랄까...
저는 상당히 잘 비유한 귀절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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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sheenne 2004.01.19  22:36  [218.50.125.231]

늘 추구하는 것(?)외에는 관심없게 살아왔는데...
잠시 내 나이를 뒤돌아 보게 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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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처음처럼 2004.01.19  23:11

문득 양희은의 노래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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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사라스바티 2004.01.20  04:23

친구들이랑 적당히 술먹고 노래 부르면서 거리를 걸어 보면서 느낀점은... 아 춥다...였어요. // 몇번더 상황을 만들어 보도록 할께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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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crv 2004.01.20  05:42

마흔, 불혹의 나이에 진입함을 축하(?)드리며...
화이팅! 힘냅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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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04.01.20  07:05

우당탕 호랑이네님, 저도 양희은의 노래가 생각이 나요..
그 노래 저도 참으로 좋아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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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04.01.20  09:05

CR-V님 아직은 30대 입니다...
내년에 갑자기 확 바뀌면 쇼크 일것 같아서 지금부터 맘 준비 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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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crv 2004.01.20  10:34

ㅋㅋ...
저역시 내년에 40대를 바라보지만... 이제는 30대, 40대하는 것에는 초연해 집니다요... 올해 진입하나 내년에 진입하나 별 의미는 없을 것 같구여... 그냥 현재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중요할 듯 합니다...
(쓰고나니 중 늙은이 수준이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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