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세라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교문을 나서려고 하는데, 엄마들끼리 커피모닝 모임을 할 예정이라고 나도 같이 가자고 한다. 그리하여 얼떨결에 차를 얻어 타고 한 학생의 집에 갔다. 그리고 정말 우리나라 친목곗날 아줌마들이 수다떠는 것처럼 왁자찍걸한 인도 아줌마들의 수다를 두시간 들었다. 그들의 수다는 목소리 톤이 더 높고, 더 사적인 내용이 많았다. 게다가 영국인 집에 가면 달랑 커피에 비스켓이 고작 이지만, 다양한 빵과 케익 그리고 인도요리까지 이른 아침에 커피와 더불어 얻어 먹었다. 다들 학교가 시작하기 전부터 알던 사람들이라서 내가 낄 자리도 공통된 주제도 없어서 11시쯤 양해를 구하고 나와서 은행 갔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폭탄 제거 작업(?)을 하고 미셸과 오후를 보냈다.
요즘 거의 매일 눈이 내린다. 오늘 저녁에도 저녁식사를 준비하면서 바라본 창밖으로 눈발이 날렸다. 게다가 기온도 내려가서 이런날 내가 길거리에서 좌판 벌이지 않고 살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까지 들었다.
지금은 10시30분. 두 아이들은 잠이 들었고 신랑은 아래층에서 일을하고, 나는 거의 탈진된 상태로 타이핑을 한다. 오늘 하려고 했던 일중의 하나가 디카 사진을 온라인 인화 업체에 업로드해서 인화신청 하는 것이였는데, 도통 시간이 나지 않았다. 서울가기 전에 신청해야 서울에서 받아 볼텐데...
그리고 우연히 찾은 5678번째 사진. 1234번째 사진이 어떤 사진이였는지 기억에 없다. 분명한 것은 5678번째 사진과 거의 9800번대 사진으로 가고 있는 지금과의 미셸의 모습은 다르다는 것. 아이들은 디카 사진번호 속에서도 자라고 있었다. 내 아이와의 깊은 교감들... 그것이 너무나 좋다.
내일은 점심 약속이 있고 오늘 너무나 피곤해서 답글 정리는 내일 몫으로 넘겨야 할것 같다. 날씨가 축축해서 인지 많이 지치네... 기운 차리고...화이팅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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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딸 貞和에게 [자전거 여행] 2005.03.04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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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貞和를 데리고 영화관에 갔을 때였다. 어떤 장소에서도 또는 밤에 어둠 속에서 같이 잘 때도 못 느꼈던 강한 감동을 체험했다. 영화의 내용은 아무 관계도 없었다. 잘 보고 있지도 않았으니까 말이다. 장내는 어두웠고 사람이 꽉 차 있었다. 나는 갑자기 어둠 속에서 貞和의 작고 조그만 얼굴을 옆에서 보았다. 화면을 응시하고 있는 공 같은 머리를 무심히 보고 있을 때 나는 전격처럼 貞和의 작은 존재의 전 중량을 내 몸 위에 느꼈다.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