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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사진은 e-bay에서 카피 했어요...
원래 그녀가 초대한 날은 화요일 이였다. 그러나 러시아 액센트 강한 그녀의 영어로 귀를 혹사할 것을 생각하니 날씨도 더운데 피곤할것 같아서 다음주로 옮기자고 했더니 수요일에 오지 않겠는가 물었다. 뭐 내가 잘난 사람이라고 두번이나 거절할수 없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녀는 러시아에서 왔다. 그리고 세라 친구의 엄마이다. 난 그녀가 내 또래 이거나 나보다 나이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33살...(아, 그 나이가 나에게도 존재 했더란 말인가...) 그녀는 3 아이의 엄마이고 큰딸이 11살. 남편은 영국인인데, 지질학자 정도쯤 되는것 같다. 그래서 남편의 러시아에 일을 하려 왔을때 만났다고.
하여튼. 평소의 그녀의 차림새나 행동에 비해서 그녀의 집은 아주 괜찮은 동네의 괜찮은 집이였다. 물론 그녀는 시부모님이 집을 사주면서 너무나 그들의 취향대로 고른 집이라고 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지만 10억을 호가하는 좋은 동네에 사는 그녀가 조금은 부러웠다.
아이들이 학교를 마친후, 내가 학교에 가서 세라와 그녀의 딸을 데리고 그녀의 집을 찾았다. 그녀는 청소중이 였고 반가히 우리를 맞이했다. 우리는 아이들을 정원으로 내 보낸후 식탁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물론 나의 영어도 엉망이지만, 그녀의 강한 러시아식 영어가 알아 듣기 힘들었다. 게다가 그녀도 엉청 왕수다.
그녀는 힘들어 보였다. 늘 피곤하고, 건강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병원에도 가 보았지만, 영---영국 의사는 믿을만 하지 못해서 더욱더 건강이 염려되고... 러시아에서는 친구도, 직장도, 가족도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자신의 상황이 너무나 싫고 영국으로 이주후에 많이 변해 버린 남편도 미워 죽겠다고...
알고 보았더니, 그녀는 미생물학 박사. 7년 동안을 공부 했다고 그녀왈 러시아에는 너무나 박사가 많아서 학교에 조금 있다가 방송국에서 원고 쓰는 일을 했었다고.. 30대 초반의 잘 나갔던 미생물학 박사가 영국으로 이주후에 완전히 반 벙어리 신세로 살려고 하니 얼마나 힘들겠는지 이해가 간다. 그녀왈......아이들만 아니였으면 짐싸서 당장 돌아 갔을 거야..
이 대목이 아주 중요하다. 모든 국제 결혼을 한 사람들의 말이 같다..
아이들만 아니면 짐을 싸서 돌아 갔을거야.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이곳이 그래도 낫다.
그녀는 엉청나게 많은 음식을 준비하면서 계속 말을 이어 갔다. 러시아에서 편안하게 살았지만, 영국에서는 너무나 힘들고 외롭다. 영어는 나에게 외계어다. 일을 하고 싶다.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살고 싶다고...
이 문제는 여러 엄마들에게서 들었다. 판사였지만 지금은 전업주부 밖에 할수 없는 헝거리인 한때 잘 나갔지만 이제는 셋째 아이 임신한 노르웨이 패션 디자이너 태국에서 교수 였지만 지금은 아주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남편의 그늘에서 쇼핑광이 되어버린 태국인 아줌마. 물론 자리를 잘 찾은 핀란드 친구도 있지만 그녀도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거의 5시가 다 되어 갈때쯤 완전히 식탁 하나가 다 음식으로 깔렸다. 무슨 크리스마스 디너같이 음식을 많이 준비했다. 순전히 나를 위해서. 그리하여 세라, 나, 그녀의 두 딸과 함께 영국 남자들을 안주 삼아서 아니 반찬 삼아서 씹고 씹으면서 밥을 먹었다. 그녀는 내가 그녀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고마웠는지 내가 떠날때는 생기 발랄해 보였다.
3 아이의 육아 스트레스 시댁과의 관계 남편과의 관계 게다가 향수병. 잃어버리고 있는 자기 정체감까지... 우찌 안 힘들겠나...하지만 어떻게 해... 잘 정리하고 새로운 재미 붙이고 살아야지...
그녀는 정말 한국인 처럼 버스타는 곳까지 따라 나왔다. 다른 친구들은 현관에서 굳바이 인데... 그녀가 이 힘든 고비를 잘 넘기기를....
그녀의 초대는 또 다른 나를 만난것 같은 느낌 이였다. 물론 난 못 써먹고 있는 박사 학위도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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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5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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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에 이은 외국생활이 단순한 이민생활보다 더 힘이 들겠군요.
더구나 언어의 장애까지 겹쳐서...
하지만 남들보다 다른경험에의해 얻어지는 것 또한 많을 것이라
여겨지네요.
남편들은 한국인, 외국인을 떠나서 모두 똑같은것 같애요.
어떨땐 너는? 하고 제 자신에게 묻기도 하죠.
대답이요?...확실히 연애할때같이 애틋함같은건 던져 버린지 오래이고,
불평과 짜증은 엄청 늘고...그렇게 뒤돌아 보게되면 그이에게 너무 미안해져서리...
그이가 출장중이라 제가 좀 센치 해진건가요..??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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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5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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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러시아 인형은 선물 받으신건가요?
서로에게 의지가 되도록 좋은관계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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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5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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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타국에서의 생활에다 국제결혼..
사랑아니면 어찌보면 할 수 없을거 같은 일들..
여기서도 이민온 분들 저런 환경에 처한 분들 많은거 같아요.
그래도 자기 나라에선 정말 교육도 많이 받은 사람들인데..
실제로, 제 주변에 유학생활이 힘들고 버거워서 피해망상증에 걸린 과 친구도 있구요.. 안타까울뿐이죠. 어떻게 제가 도와줄 수가 없더라구요.
가족에 대한 사랑, 그리고 주변의 저런 분들과의 친교..
모두모두 해피맘님께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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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보경 2005.06.25 09:10 [219.250.9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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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맘님..저 역시 국제결혼한 사람이라 다른부분은 다 수긍하는데 아이들만 아니면 짐보따리 싸서 갔다는말에 완전히 X표 한표! 저는 제 남편 마크만 아니면 짐보따리 싸서 갈껏니다. 그래서 나보다 일찍 죽으면 안된다고 세뇌시키고 살고 있지요..흐..아이들이야 아무데서나 부모와 같이 자란후 독립하면 되지만 남편은 내 옆에서 친구로써 연인으로써 그리고 부부로써 살아가야 된다고 믿고있는바..전 마크 없으면 영국땅을 떠날것입니다! 그건 8년동안 변함없는 마음입죠..해피맘님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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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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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이해갑니다..
문화도 말도 안통하는 세상에 남편하나 믿고 왔는데, 참 힘들겠어여.
부부의 관계가 늘 같은 것만도 아니고..
참 어려운 문제네여..
그분도 일을 찾으면 참 좋을텐데..활기도 생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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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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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님...그런데 부부문제는 아마 말이 같은 언어를 써도 마찬가지 인것 같아요...이해와 배려가 우선이 되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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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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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보경님...저도 님의 말씀에 100%로 동감 합니다...
어디에 사는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늘 같은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중이구요.
하지만 가끔 서로에게 편안한 장소가 조금은 틀리다는 것이 어쩔수 없는
딜라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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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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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돌이님...전업주부로서의 정체감은 모든 주부들이 느끼는 한계감인데
100% 영어가 능숙하지 않는 타국에서 온 엘리트 여인들이 느끼는
자기 정체감을 주위에서 몇번 보았어요. 저는 그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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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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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님...선물 받은 것은 아니구요
러시아 친구라서 그녀 나라 마스코트를 찾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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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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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이 아니라 어떤 결혼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아무리 같은 언어를 쓰면서 수십년을 함께 살아도 전혀 서로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부부도 있답니다..
문제는 어느 나라 사람과 결혼 했냐는게 아니라, 어떤 사람과 결혼 했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점에서 그 분 남편은...
아이고.. 아니예요. 제가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말 하면 안되지요..^^;;;
해피맘님이 좋은 친구 되주셔요~
주변 사람의 따뜻한 한 마디가 큰 힘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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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6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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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맘님.. 제가 님의 글에서 느낀 점도 그래요.
그리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의사전달이 어렵다는 것..
동감합니다. 그 눔의 시스템이 무엇인지.. 어딜가도 그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 사람들이 발버둥치는군요. 그 안에 들어가지 못 하면, 다들 소외감을 갖고, 나는 도태되는게 아닐까.. 고민하고 살아가죠.. 저 또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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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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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배운사람일수록 이민생활에의 적응이 힘들겁니다.
남들보다 느끼는 위화감 역시 강도가 높을 것이고..이어서 느껴지는 자기 정체감→무능력함→포기,좌절→심한 우울증..대충 이렇게 연결이 되곤 하죠.
빠른시간에 성공된 이민생활을 하려면, 우선적으로 어느정도의 자기포기를 해야 조금은 쉽게 적응을 하겠죠.
결국 모든것이 본인에게 달려있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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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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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님.....세라 친구 엄마들 중에서 자기일을 했던 사람들이
많고, 다들 한때는 괜찮은 자리에서 있었던 사람들 이라서 이곳에서
그냥 살림만 하는것이 많이 스트레스 쌓이는것 같아요.
자기나라에서는 그래도 캐리어우먼이 였던 사람들 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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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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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돌이님...사람들간의 의사소통 그리고 영국같이 fixed된 사회에서
이방인으로서의 어려움...그런것을 같은 외국인으로서 느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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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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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니님...저도 국제 결혼을 한 한 사람으로서, 힘든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인하여 부부생활에 위협을 느낀적은 없어요.
어떤 상황에 놓이든, 서로의 다른점을 이해하고 포용하면 될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같은 언어나 문화를 같은 사람과 살아도 힘들것 같아요.
저는 제 글에서, 영국으로 이주전까지 캐리어우먼으로 자기 생활을
가지고 있다가 영국으로 이주후에 그 캐리어가 인정받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국제결혼 여성의 힘든점을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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