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째 숙면을 못하고 있다.
초저녁(10시가 조금 넘으면), 너무 피곤해서 잠을
청하고 잠든후 바로 얼마후부터 꿈을 꾸는것 같다.
(물론 내 상상이다...)
며칠전 꿈에 나는 소설을 썼다.
완벽한 심리 묘사, 그리고 시간대를 넘나드는
공간의 이동, 그리고 8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주옥같은 언어들....글을 쓰면서, 아, 정말 이렇게
글을 써야 하는거야...그 동안 얼마나 책 같지 않은
책들에 광분해 하고, 억울해 했는가, 독자를 우롱하는
가벼움은 그만.
문학과 감동 그 자체인 소설....
그리고 잠에서 깼다.
신랑왈, 내일부터는 몸에 보호용 갑옷 비스무리한
것을 입고 자야 겠다고, 밤새도록 거의 킥복싱
수준으로 자기를 찼다고....
그래서 신랑에게 ---- 나는 밤새 소설을 탈고
했노라고, 그래서 너무나 내가 흥분해서 그랬을
거라고...
그리고 나는 순간적으로 요즘 소설 당선작 고료가
거의 1억을 홋가 하는데, 만약 그돈이 생기면,
무엇부터 할까하는 고민을....
게다가 신랑은 좋은 소설 같으면, 당장 써서 출판사에
보내 보라고...........
그런데
그런데...
갑자기 몇년전 아일랜드를 여행 했을때, 철지난
바닷가에서 엉성하게 제본된 카피본 자기 소설을
팔던 작가(?)가 생각이 났다. 바닷가 유원지에서
하루의 생계를 위해서 조악하게 카피된 소설을 팔던
그도 한때는 꿈에서의 나처럼 글을 쓴다는 것에
열광 했겠지...
글을 쓰는것은 작가의 목이고, 그 글을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인데, 나는 글을 쓰기도 전에, 독자의
몫에 도취해 버렸고...
솔직히, 글을 쓴다는 것보다, 어디에 응모해서 운좋게
당첨이나 되어서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듯이, 그렇게
움켜줘고 싶었던 마음이...
신랑에게.......이 사람아, 꿈이 였고, 이제는 꿈 깼네...
꼬리글 : 언젠가, 정말 쓰고는 싶다.
하지만 밖으로 내 보이고 싶지는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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