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는 밤 : 윤동주 시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차 있습니다. //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小學校)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異國少女)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란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들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 듯이 //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北間島)에 계십니다. //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
따는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프랜시스 쟘(Francis Jammes, 1868~1938) : 프랑스 시인
-릴케(Reiner Maria Rilke, 1875~1926) : 독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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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학교 시절에 많이 좋아하던 시인...
힘들고 답답할때 많이 생각이나는 詩
요즘 이 시가 많이 생각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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