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라와 미셸이 다녔고 다니는 놀이방. 일주일에 한번 엄마랑 아기랑 같이 시간을 보내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놀이방 이다. 런던에 이사와서 아는 사람 하나도 없을때 도서관에서 얻어온 놀이방 리스트에서 찾은 곳으로, 전화로 예약하고 6개월이 된 세라를 데리고 처음으로 갔었다. 그리고 따뜻한 환대와 사람을 구경(?)할수 있다는 즐거움으로 다녔다. 이제 세라는 더 이상 그곳에 가지 않지만, 미셸은 아직도 수요일 오전에 2시간을 그곳에서 보낸다. 그곳이 교회이다 보니 가끔 전도를 목적으로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절대 강요는 없다. 그래서 편안하다.
정말 짜장면 배달부 같이 생기신 분이 목사님 인데, 나는 처음에는 교회에서 잡일하는 사람인줄 알았다. 나이도 30대 초반쯤인 것 같다. 젊은 목사분이 이것 저것 행사를 많이 준비하고, 나는 아주 일년에 두어번 정도 엄마들끼리의 저녁 식사나 이렇게 바자가 있으면 참석을 한다.
금요일 저녁 일기예보에 토요일에 비가 온다고 그래서 솔직히 바자회에 갈 것을 포기 했는데, 토요일 아침 아주 맑았다. 그런데 몹시 추웠다. 신랑은 아침에 일이 있어서 나가고, 두 아이들을 챙겨서 집에서 10분쯤 떨어진 곳에 도착을 했는데, 손님은 하나도 없고, 파는 사람만 잔득. 홍보도 덜 되고, 무엇보다 아기 엄마들의 행사이다 보니 파는 물품이 다 똑같다. 거의 다 장난감, 옷, 그리고 아기 용품들...게다가 아이들 나이대까지 거의 비슷해서 옷의 사이즈도 거의 비슷. 행사장의 한편에 아이들을 위한 그림 그리는 코너, 이 수익금으로 아프리카를 돕는다는 슬라이드, 그리고 간이 카페까지 마련을 했는데, 물건을 보려 온 사람들이 거의 없다. 그러니까 다 파는 사람들.. 놀이방에서 매번 보는 사람들 이라서 이것저것 좀 사주고 싶은데, 나가면서 지갑 체크를 하지 않고 가서 정말 돈이 없었다. 다다익선이라고 이런날 물건을 많이 팔아야 좋을텐데... 행사장 한바퀴를 돌고 유모차 가득 물건을 사서 나오면서, 나는 종교인도 아니고 종교라는 이름으로 행하여 지는 어떤 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싫어하지만, 인간적인 만남은 참으로 좋다. 시중에서 몇십 파운드 넘는 것을 1파운드에 선듯 권하는 그 여유가 좋다. 삶의 여유가 생기면 이 놀이방에 기부하고 싶다. 새로운 장난감 마련하라고..
꼬리글...집앞에서 출발전 찍은 사진. 세라가 입고 있는 옷은 한국인이 주셨는데, 솔직히 좀 띄는것 같아서 안 입히려고 했는데, 입고 나가면 다들 멋있다고... 평소에 입고 다니는 외투를 빨아서 그날 입고 나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