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정확히 수요일 오후부터 증상이 심해졌다. 오전에 미셸 놀이방의 크리스마스 파티까지는 그럭저럭 버티었는데, 집으로 돌아와서 그대로 쓰려졌다. 그리고 밤새 문자 그대로 이승과 저승 사이을 오락가락한 느낌. 아침에 세라 학교도 신랑이 챙겨서 보내고 계속 자리 보존. 무엇인가 뜨거운 국물이 먹고 싶다는 생각. 목이 많이 부었고, 심하게 탈수가 되었다.
머리속으로는 무엇인가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아는데, 몸을 도저히 일으킬수가 없다. 게다가 신랑은 약은 꼬박 꼬박 챙겨서 주는데 밥은 안준다. 이 사람은 열이 나면 먹지 않는것이 좋다는 이상한 이론은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하루를 꼬박 굶었다. 물 한모금도 못 마시고... 저녁 8시쯤, 도저히 안되겠어서 겨우 일층으로 내려와서 캔으로 된 스프를 전자렌즈에 돌려서 먹었는데, 아무런 맛을 느낄수가 없다. 혀에 백태가 잔득 끼고 계속 쓴 맛이 올라오고.. 반쯤 먹다가 포기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리고 근처에 사는 후배가 뜨거운 미역국과 이곳에서 보기 힘든 흑미쌀을 섞어서 만든 금방 지은 밥을 가지고 왔다. - 아이고 언니 때문에 못 살아야..감기에는 잘 먹어야 하는데, 하루종일 굶고 누워 있었다며 - 후배는 부엌으로 들어가서 밥을 챙겨서 내가 먹는것을 확인하고 돌아 갔다. 솔직히 혀바닥에서 계속 쓴맛이 올라와서 무슨 맛으로 먹었는지는 모르겠으니 뜨거운 국물이 들어가니 속이 나은것 같았다.
그리고 후배는 다음날 아침에 정말 맛있게 끓인 무국과 밥을 가지고 다시 들렸다. 나는 거의 그녀에게 민폐 수준이다. 솔직히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다 그녀가 언니인줄 안다. 물론 생긴거야 그녀가 휠씬 어려 보이지만, 야무진 살림살이를 나는 거의 존경심을 가지고 바라본다. 그녀 덕분에 곡기를 넘겼다. 그리고 미셸도 옆에서 같이 나누어 먹었고.. 웬지 미셸은 신랑의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세라는 신랑의 요리를 잘 받아 먹는데...
그리고 김밥은 오늘 오후에 선배 언니가 가져다 주셨다. 전화로 두줄만 말았다고, 몇개 안된다고 하셨는데 커다란 플라스틱 통으로 가득. 저 김밤이 오늘 나의 점심과 저녁이 였다.
모르겠다. 감기에 걸리면 완전히 몸이 끝까지 간다. 우선 열이 심하게 오르고 오한과 탈진 그리고 편도선이 엄청 부어 오르고, 기침과 불면증 게다가 혀바닥까지 갈라진다. 그래서 지금 음식맛을 느낄수가 없다.
남들은 감기 걸리면 2 - 3일 조금 아프고 마는것 같은데 나는 완전히 초죽음까지 가고 여운도 길게 간다. 그래서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고 무척 조심 했는데... 누구를 원망하리...나의 잘못인것을..
오늘 하루종일 뉴스에서는 크리스마스 일주일전, 런던 시내의 온갖 이벤트와 쇼핑에 대해서 하루종일 떠들었다. 나는 거의 일주일째 이렇게 자리 보존하고 있는것이 억울하고 억울하다. 그러니 빨리 낳아야지 보낼 카드는 잔득 사 놓았는데 한장의 카드도 쓰지 못하고 있다.
1시간전에 먹은 약이 이제 약효가 떨어지는 또 추워지네.. 약발로 오늘 블로그 업데이트 시켰다. 정말 내일은 괜찮기를... 그리고 오늘밤에는 잠을 잘수 있기를..
지원이 엄마 우정이 어머님...감사 합니다
|
http://kr.blog.yahoo.com/gayong19/trackback/10195/1362548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