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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 겨울, 나는 가족들의 심한 반대를 무릅쓰고(내가 여행을 갈때 마다 반대를 했었지... 그래도 나는 굳굳하게 떠났다..아마 반대에 주저 앉았다면 나는 제주도 못가보고 결혼을 했을 것이다...아니 결혼도 못했을 것이다) 동남아 4개국을 여행할 비행기표를 끊었다. 배낭자의 천국이라는 태국 이슬람 문화가 살아 있는 말레시아 작은 도시 국가 그러나 정말 잘 산다고 하는 싱가폴 그리고 80년대의 홍콩 느와르로 그때의 내 영화 기록장을 장식하던 영화들의 무대인 홍콩...
그러니까 방콕에 도착해서 치앙마이에 갔다가 방콕으로 와서 그렇게 아름답다는 피피섬을 본후에 방콕 주변 도시를 여행한 후에 비행기편으로 싱가폴 그리고 싱가폴에서 버스를 이용해서 말레시아, 다시 싱가폴로 와서 비행기로 홍콩 그리고 귀국. 거의 40일 가량의 티켓 이였는데, 티켓 한장으로 동남아 4개국을 여행 할수 있는 티켓.
12월초에 도착한 태국에서 처음으로 12월의 여름을 만났고 도착한지 이틀만에 한 한국여학생을 만났다. 길거리에서 그런데 너무나 경계하는 빛이 역력하다. 그래서 그냥 인사만 하고 헤어졌는데 다음날 또 만났다. 길거리에서 게다가 그녀는 내가 묵는 게스트하우스 바로 옆 게스트 하우스에서 장기 체류중이 였는데 알고 보았더니 유학생. 학교가 방학이라고 그리하여 커피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해 보니, 만났던 한국인에게 좀 많은 피해를 본것 같다. 그녀왈 언니는 그렇지 않을것 같아요... 그리하여 의기투합해서 같이 피피섬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녀도 어차피 방학이라서 숙소에 있어야 하는데, 여행 동반자를 구해서 좋다고 그리고 카오산로드에서 만난 한국인 배낭족 대학생까지 여행 일정이 비슷해서 (원래 푸켓을 간다고 했는데, 우리가 피피섬에 간다고 했더니 일정을 바꾸었다) 같이 가기로..
태국어를 하는 동반자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좋았다. 내국인 이라고 외국인보다 값도 깎아주고... 우리는 피피섬에 도착했고, 해변에서 좀 떨어진 곳에 방가로를 얻었다. 그리고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침에 바다에 나가서 바다를 보고 그리고 방에서 수다 떨고 오후에 바다에 나가서 바다 한번 보고 낮잠 자고, 그리고 저녁에 바다에 나가서 바다 한번보고.... 그때의 피피섬은 붐비지 않았고 한적하게 쉬기 딱 좋았다. 우리는 이것저것 사먹으면 사흘을 보냈는데 지금도 기억 나는 것은 찰밥과 달꼬치.... 저녁 5시쯤 번화가로 가면 노점상에서 방금 지어온 찹쌀과 닭고치를 팔았다. 그것이 너무 좋아서 사흘내내 사 먹었다. 그리고 해가 지는 모습을 보려고 해변가에 있는 카페로 가서 커피를 마셨다.
나는 하루를 잡아서 스노우쿨링도 하고 무인도 탐험 투어도 갔었다. 그날 투어의 유일한 동양인 이였고, 유일하게 구명조끼 입고 스노우 쿨링한 사람이였다.
그곳에서 사흘을 묵었다. 하지만 사진은 거의 찍지 않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을 인화된 사진으로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피피섬은 내게 좋은 여행의 기억을 그리고 좋은 후배를 선물했다. 대학2학년생이던 그 태국 유학생(어학 연수생)은 이제 30대 중반을 넘긴 처자가 되었고 어제 오래간만에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슴 따뜻하고 마음 넉넉한 친구. 차도 새도 마련 했다고, 내가 서울에 가면 자기가 모시고(?) 다녀 주겠다고...
그 섬이 이번 쓰나미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내가 묵었던 방가로도 아름다운 일몰을 보았던 그 해변의 카페도 없어졌겠지.... 이 혼돈을 잘 극복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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