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휴의 마지막날..
날씨도 많이 쌀쌀했고, 올 겨울 들어서 처음으로 눈이
내렸다.
오늘의 계획은 집에서만 지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는
것이 였는데, 날씨도 춥고, 눈까지 내려서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눈이 그친 틈을 이용해서 수퍼에
다녀온후에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아이들은 무척이나 지루해 했지만, 컴퓨터, 티브 그리고
장난감을 쓰리 포인트 턴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놀았다.
정말 개미 새끼 한마리 볼수 없는 적적한 휴일...
웬지 캔버스에 등장인물이 몹시도 권태로워 보이고
조금은 화가 난 표정의 에드워드 그림이 많이 생각이 났다.
정말 황량하다는 느낌까지 드는 그림들이.....
오후에 들어서는 아이들에게 죄책감까지 느꼈다.
벌써 삼일째 집밖을 나가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몇곳에
전화를 했는데, 두곳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전화를 받은곳
친구는 놀려 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의례적인
인사말로 다음에 시간이 생기면 놀려 오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우리가 외출할 곳이
없음을 선언하고, 동화책 한권을 읽어주고, 다시 티브
앞으로 돌려 보내고, 컴퓨터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좀전에 통화를 했던 친구가 전화를 걸어서
물건을 살것이 있는데, 가게에 들렸다가 우리집으로
오겠다고....
New face가 그리운 것은 나나 아이들이나 마찬가지
세라는 친구의 아들이 무척이나 장난꾸러기라서 그 녀석은
오지 말았음 했지만, 친구와 그녀의 딸은 환영 이라고....
늘어진 집을 간단히 정리하고 친구를 기다렸다. 이 친구는
영국인 치고는 조금 느리다. 전화를 한지 1시간이 넘어서
드디어 도착. 3명이 아이들이 온 집안을 뛰어 다니면서
놀고, 우리는 홍차 한잔 부여잡고 크리스마스에 대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물론 나는 그녀에게 청소기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고....
그녀가 늦게 와서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밖은 어둡고 추웠다.
아직은 밤운전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녀에게 남편에게
전화해서 데릴러 오라고 했고, 그녀도 전화를 했는데
남편 반응이 영 아니였던 것 같다.
그녀는 춥고 어두운데, 유모차를 밀고 집으로 향했다.
눈만 오지 않았으면 내가 데려다 줄텐데...아직까지 운전이
미숙해서...
하지만 며칠만에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고, 전화로 부를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좋았다.
아주 오래된 내셔널 지오그라픽 잡지에 영국의 주택가
모습을 본적이 있다.
잡지에서는 어떻게 그렇게 골목에 사람이 한명 없을수
있는지, 그 적막함에 대해서 글을 적었다.
내일은 정말 아이들을 집밖으로 데리고 나가고
오후에는 런던시내에서 약속이 있다.
이름하여 Happymum day out...
이곳저곳 기웃거리면서 사진찍고 구경 해야지...
정말 정말 사람 구경하고 와야지....
꼬리글 - 쓰다가 보니까 횡설수설 긴 글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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