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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표 화가들에의 ‘결례’
미국 뉴욕에서 투병중인 원로화가 천경자 화백의 대규모 전시회 ‘내 생애 아름다운 82페이지’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현대와 두가헌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에는 42점에 달 하는 미완성작이 선보여 눈길을 끈다. 주최측은 이 작품들에 대 해 ‘서명만 없다뿐이지 완성작 못지 않는 완성도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천경자가 누구인가? 전시회에 맞춰 출간된 에세이집 ‘꽃과 영혼의 화가 천경자’에는 그와의 인연을 쓴 선화랑 김창실 사장의 경험담이 들어있다.
“퍽이나 망설이던 끝에 어여쁜 장미꽃 화관을 쓴 소녀상을 한점 건네주었던 천경자 화백이 다음날 창백한 얼굴로 찾아왔다. ‘ 미안하지만 어제 그 작품을 도로 내주셔야겠어요…밤새 곰곰이 생각했는데 도저히 그 작품을 곁에 두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어 요’. 애원하듯 호소하는 천경자의 절규속에서 그녀가 얼마나 자기예술을 아끼고 사랑하는가를 감지할 수 있었다”.
이런 천 화백이 완성작이 아니라며 유보시켰던 작품들의 대량공 개에 어떤 생각을 할까?
또다른 케이스. 22일 이뤄지는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의 출품작 에는 자살한 천재조각가 권진규가 제자 김정제씨에게 쓴 연서 6 통과 조각 5점이 나온다고 소개됐다. 일부 언론에서는 권씨의 직접 자살원인이 김씨에 대한 연모 때문이며 최초공개라는 소개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 1995년 출간한 삼성미술재단 ‘한국의 미술가 권진 규’편에는 K옥션에 엽서와 작품을 출품한 김정제씨의 이야기가 이미 나와있다. 박혜일(당시 서울대 원자핵물리학과 교수)씨가 쓴 ‘조각가 권진규와의 만남’편에 따르면 ‘인생은 공(空), 파멸(破滅) 오후 6시 거사’ 등이 적힌 엽서는 수신인이 다를뿐 똑같은 문장으로 김정제씨외에 박씨에게도 전달됐다고 나와있다. 김씨의 엽서사진도 공개돼있다. 여하튼 엽서와 조각은 화제를 낳으며 추정가 2억~3억원으로 출품됐다. 당연히 작품외에 플러스 알 파 작용이 있다.
천경자와 권진규는 근대한국미술의 대표적인 작가다. 한 사람은 지금 병마로 의사를 표현하기 힘든 상태이고, 한 사람은 이미 고인이다. 이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자신에 관한 전시회와 경매 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거장에 대한 예의가 어떤 것인지 생각케하는 시절이다.
미국에서 투병 중인 화가 천경자(82)씨의 ‘내 생애 아름다운 82 페이지’ 전에 관객이 몰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현대와 두가헌 갤러리에서 8일 시작된 이 전시는 꽃과 여인의 화가로 알려진 그의 예술세계를 두루 보여주고 있다. 1998년 미국의 큰 딸 집으로 건너간 그는 2003년 봄 뇌일혈로 쓰러져 의식은 있지만 거동은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그의 생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 전시를 보려는 사람들이 평일에도 줄을 잇고 있다.
이번 전시는 1970~90년대 대표작 30여 점 뿐 아니라 초기 화풍을 보여주는 50~60년대 미공개작 4점, 평생 작업한 수채화와 드로잉 180점, 미완성작 42점을 망라하고 있다. 미완성작 중에는 거의 완성해 놓고도 서명하지 않은 작품이 많아 그의 완벽주의를 짐작케 한다. 화가가 즐겨 입던 옷과 쓰던 물건, 여행지의 엽서와 사진, 인형과 장신구 등 각종 수집품도 전시장 군데군데 놓여 그의 체취를 전한다.
특히 눈여겨 볼 것은 드로잉이다. 세계를 여행하면서 스케치한 이국의 풍물, 예리한 필치로 단숨에 포착한 동물과 인체, 치밀한 관찰의 흔적이 역력한 꽃과 나무 등 펜이나 연필로 그린 이 그림들은 그가 얼마나 기초 작업과 자기 훈련에 철저했는가를 보여준다. 꽃잎 하나하나, 나비와 새의 날개마다 각 부분의 색깔까지 꼼꼼히 적어놓았다.
그를 인기작가로 만든 강렬하고 환상적인 채색화들과 나란히 걸린 이 소박한 밑그림 혹은 습작들은 지독한 연마의 흔적이란 점에서 감동적이다. 그의 드로잉이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선보인 적도 없다.
사람들은 그를 ‘정한과 고독의 작가’라고 부른다. 곱고 화려해서 오히려 더 슬프고 쓸쓸한 그의 그림들은 매우 자전적이다. 언젠가 그는 “내 온몸 구석구석에 숙명적인 여인의 한이 서려 있는지 아무리 발버둥쳐도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는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 슬픈 전설의 내력에는 아끼던 여동생의 죽음, 유부남과의 사랑 등 개인사도 있지만, 스스로 예술의 황홀경을 찾아 고독의 끝까지 치달았던 모진 여정이 깔려 있다.
46세부터 74세까지 28년 간 열두 차례나 해외 스케치 여행을 떠나 지구를 한 바퀴 돌다시피 한 것도 예술가로서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
그는 1998년 서울시립미술관에 작품 93점과 이를 포함한 전 작품의 저작권을 기증했다. 요즘 그의 그림은 없어서 못 팔 만큼 찾는 사람이 많다. 경매에 나왔다 하면 낙찰률이 70%를 웃돌아 국내 최고 인기 작가인 박수근을 제쳤고, 간단한 드로잉도 화랑가에서 1,000만원 선을 호가한다. 이번 전시는 작품을 팔지 않는다.
대신 14점을 150장씩 판화로 찍어 개당 65만원에 내놨다. 판화치곤 너무 비싸다는 소리도 들리지만, 개막 이틀 만에 거의 동이 났다고 한다. 전시는 4월2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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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선생님을 그림으로 보다 글로써 처음 뵈었다.
그리고 그림을 만났고...........
운좋게 직접 뵌적도 있다.
긴 생을 살지 않은 이 나이에 한이라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는 것이 어불성설 이지만, 조금은 그녀의 삶을,
그림을 경외의 마음으로 바라 보았던 나는 이번 전시회가
반갑기도 하고, 많이 쓸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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