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전, 내가 국민학교때 였던것 같다.
엄마가 남동생을 데리고 외출 준비를 하셨고, 나는 웬지
그날 꼭 따라 가고 싶었다.
그래서 따라 가고 싶다고 했더니, 너는 그냥 집에 있으라고...
그런데 그날은 정말 따라가고 싶었다. 그래서 내딴에는
예쁜옷으로 갈아 입고 엄마를 따라 나셨다. 엄마는 계속
다음에 데려 갈테니까, 오늘은 그냥 집에 가라고...
나는 무슨 등교길에 따라가는 불챙객 강아지 마냥, 계속
엄마 뒤를 따랐고, 엄마는 달래기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나는 계속 눈물로 호소 하면서 같이 가겠다고...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는 꽤 먼 거리 였고, 나와 엄마의
씨름은 계속 되었고, 내 얼굴은 눈물 덤벅, 콧물 범벅...
나는 계속 울면서, 버스 정류장까지 따라 왔는데, 데려가
주겠지라는 한 가닥 희망을 ...그런데 버스가 왔고,
엄마는 .....남동생만 달랑 안고 버스에 오르면서,
도대체 무엇을 입은거니, 그리고 그 얼굴은, 집에 가서
세수하고, 할머니랑 있으라고....
엄마가 올라탄 버스가 먼지를 일으키면서 멀어지고, 나는
정말 버스 정류장까지 울며불며 쫓아온 내가 불쌍해서
더 큰소리로,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서 울었던 기억이.....
일요일 아침에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는분의 결혼25주년 기념 예배가 있는데, 같이 가겠는가,
떡도 준다고(???), 나는 교회를 다니지는 않지만, 그 교회에
선배분이 다니셔서, 이 기회에 선배님을 뵙고 싶었다.
그래서 교통편이 해결된 이 기회를 놓치기 싫어서, 세라랑
같이 가겠다고...
그래서 외출준비하고, 미셸에게, 아빠랑 잘 놀고 있으라고
했고, 미셸도 아빠랑 잘 놀고 있을테니까, 엄마랑 언니는
외출 하라고...
그런데, 그런데, 후배가 차를 가지고 나를 데릴러 왔을때
미셸이 자기도 같이 가겠다고, 울고 불고...나의 다리를
잡고 놓지 않는다, 정말 죽기 살기로 따라 가겠다고...
문제는 카싯트, 영국에서는 아이가 카싯트에 앉지 않으면
처벌 대상이 되는데, 후배 도 아이들이 2명이나 있어서
세라 카싯트까지 넣었더니, 더 이상 카싯트를 넣을수가 없다
한 10여분 넘게 미셸이랑 씨름 하다가 도저히 무정하게
떼어놓을수가 없어서, 우선 세라만 후배차에 먼저 보내고
나는 미셸을 진정 시킨후에 전철을 타고 가기로...
그런데, 이 녀석이 엄마 도망 갈까봐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그래서 1시간 넘게 서로 신경전을 펼치다가, 결국은 같이
가기로...
집을 출발하기 전에, 미셸에게, 엄마 손을 늘 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 전철에서 얌전히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을
미리 약속 받았다.
그리고 정말 오래간만에 둘만의 외출을...
집에서 전철역까지 꽤 오래 걸어야 했는데, 그 동안 둘이서
이야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전철에서는 미셸이 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모습도 보고....
만약 미셸을 혼자 집에 놔두고 갔더라면, 신랑에게 조금
미안해서 늦게까지 그곳에 있을수 없었을텐데, 느긋하게
앉아서 끝까지 떡(?) 먹어주고...
올때 저녁이고 추워서 그냥 후배차에 다 같이 탔다.
그리고 집으로 와서 같이 저녁 먹고, 후배 가족이 돌아간
뒤에 아이들 목욕 시키고, 세라 내일 받아쓰기 시험
체크하고...
미셸은 목욕후에도 웬일인지 자기 침대에 자지 않고,
내 책상밑에서 누워서 잠이 들었다.
아이고, 이 녀석아, 한시간 넘게 엄마 따라 간다고 울더니
그래ㅡ 재미 있었니???
엄마는 너와의 외출이 정말 재미 있었는데....
(나중에 아이들이 좀더 자라만, 내가 같이 가자고 사정을
해야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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