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시30분에 종합병원의 교정 전문의와 약속이 있었다.
지난 2년간 기다렸고, 이번에는 좀 진전된 치료를 기대...
아침에 아이들 데려다 주고, 혹시 치과 약속이 늦어져서
이날 점심 약속에 참석하지 못할것 같아서 미리 친구
두명의 카드와 조그마한 선물을 친구집에 가져다 주고
집으로 돌아와서 커피 마시고, 이 닦고 나갈 준비를...
그때 후배에게서 전화가 걸려오고 내일 약속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더니, 병원 약속 시간에 빠듯...
버스 두번을 갈아 타고 병원에 도착.
다행히 30분이나 일찍 도착을 ...많이 기다려야 할것
같아서 집에서 읽을 책을 가져 갔는데, 눈에 들어오지가
않는다...접수하고 3분쯤 지났을까, 내 이름을 부른다.
교정 준비 파트...
지난 2년간 만나오던 의사는 아니였다.
여자 인도인 의사 였는데, 의사라기 보다는 수퍼모델이
울고갈 외모와 롱다리...
자기 이름을 소개하고 내 이름을 확인하고, 내 서류를
살피더니, 오늘은 사진 찍고 치아본(몰드) 뜨고, 그리고
엑스레이를 찍을 것 이라고...
그리고 나서 다시 전문의와 상의를 해서 어떻게 치료를
할것인가를 결정 한다고...
그리고 나서 그녀는 카메라 가방에서 정말 큰 카메라를
꺼냈다, 좋은 렌즈와 후레쉬까지 장착한...
그래서 내가 좋은 카메라 가지고 있다고 했더니...
자기가 하는 일중의 하나가 환자들 사진 찍는것 이라고
너무나 많이 찍어서....사적인 사진은 거의 찍지 않는다고
그래서 휴가 갈때나 여행 갈때 카메라 절대로 안 가져
간다고...또한 하루종일 환자들 치아 본을 뜨면서
"미안하다"ㅡ, "조금만 참아라"...이런말만 하고 있다고
한숨을 푹푹 내쉬면서 이야기를...
모델도 아닌데, 여러 사진 찍는것도 참으로 어색 했고
치아 본뜨는 것은 거의 죽을맛...게다가 치아 사진 찍는다고
입에 여러 기구 넣고, 이쪽으로 벌려라, 저쪽으로 벌려라...
나중에서는 그녀의 말도 잘 이해 못했더니....
조금은 살짝 짜증을....
1시간여에 걸쳐서 엑스레이까지 찍었는데, 12시 5분전...
그래서 버스타고 바로 친구네 집에 가서 친구가 만들어준
크리스마스 런치를...
(속으로 아이고 오늘 교정 시작 했음...오늘, 내일 점심
못 먹었을 거야.....)
다음 약속은 2월말...그때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데
전문의가 그냥 그 치아로 사슈...나이도 많은데...뭐 이렇게
말하면 할수 없다...칼자루를 줜사람은 의사니까...
지난 몇년동안 기다리면서 그래 지구상에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이 몇개
비툴려진 것 가지고 너무 유난 떠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이제는 그냥 마음을 비웠다.
치료해주면 고맙고, 그냥 살라고 하면 사는수 밖에...
내 주머니 돈이 없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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