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라가 바이올린을 시작한지 이제 7개월 정도.
전에 학교에서 단체로 배웠는데 전혀 실력이 늘지
않아서 솔직히 무리를 해서 개인 레슨을 받고 있다.
영국에서는 악기를 배우면서 자기 실력을 증명할수
있는 시험이 있는데 이름하여 Grade Exam.
1부터 8까지 있는데, 5부터는 이론 시험도 같이 병행
해야 한다.
이 Grade 급수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진학시험을
볼때 많은 도움이 되고, 공식적인 실력을 인정 받을수
있는데, 내가 이 시험을 준비 시키면서 경험한 것은
잘못하다가는 시험을 위한 시험 준비로 끝날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여튼 바이올린의 첫 Grade인 1, 시험을 보기로
했고, 선생님이 1월달에 접수를 했다. 접수를 할때
시험이 6월쯤 이라고 해서 전혀 준비를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3월10일 나로 정해졌다고...
그리하여 부랴부랴 몇곳을 정하고 연습을...
문제는 바이올린 시험을 볼때 피아노 반주자가 필요
하다는 사실...하필이면 그날이 선생님이 학교에
출강하는 날이라서 반주를 해줄수가 없다고...
게다가 장소도 런던 시내이고 아침 9시...
이곳에서 아주 일찍 시내로 출발을 해야 겨우 시험을
볼수 있는데, 피아노 반주자를 구하지 못해서
시험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아이고 내가 피아노를
배워두지 않은것이 정말 후회...
그리하여 이곳저곳,ㅡ 이사람 저사람에게 부탁을
했는데, 해준다고 했다가 다시 못 하겠다고 ....
"아이에게 네가 연습을 열심히 하고 도전을 하면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수 있다는 것을 경험해
주고 싶었는데...그리고 잘 하다가도 멍석 깔아 주면
도망가는 저버릇도 이번 기회에 고쳐주고 싶었는데.."
피아노 반주자를 구하면서 이 사람 저사람에게 시험에
대해서 물어보니 다들 다른 이야기를...결국은 더
혼돈만...그래서 시험기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읽고 또 읽고...결국은 시험 장소와 시간을 전화로
바뀔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서 내가 직접 전화로
집에서 멀지 않은 장소와 바이올린 선생님이 반주를
해줄수 있는 날짜로 변경을...
(바이올린 선생님...사람은 좋은데, 남아공에서 와서
시험 준비에 대한 경험이 없고, 남자분 이라서 인지
차분히 챙기는 것은 약간 미흡...)
그리하여 10 정도 남겨 두고, 연습 시작.
정말 마음에 들지 않게 연주하는 세라...아이고
전형료만 날리겠네(65,000원쯤)
새로운 시험 날짜는 3월13일...이름하여 13일의
금요일...오후4시45분.
시험날 미셸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한국분에게 부탁을
했고, 1시쯤 세라 데려와서 시험 준비를 시키는데
선생에게서 전화....피아노 반주 못 하겠단다...
어제 자기 다른 제자들 시험 보는데, 실수를 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못하겠다고, 자기 친구를 데리고
오겠다고...프로페셔널한 피아니스트라고...
그런데 혼자 왔다...친구가 만나기로한 장소에 오지
않았다고(무슨 소리인지...도대체...) 피아노 반주
없이 시험을 봐야 겠다고...자기가 협회에 전화를
했는데, 반주 없이 시험 볼수도 있다고...
시험 1시간 반전에 이게 무슨 소리...결국 마지막
연습을 선생님과 함께 하고, 50분 남겨두고 시험
장소로 출발...
그런데...너무 일찍 도착...
나도 떨리고, 선생님도 떨고...그런데 세라는 전혀
긴장이 되지 않는다고...
나와 신랑은 차안에서 기다리고 선생님이 먼저
시험장에 가서 체크를 했는데...그곳에서 반주를
해줄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고...
그리하여 즉석에서 섭외한 사람과 한번도 연습없이
세라가 시험을....
나와 마크는 밖에서 기다리면서, 이 녀석 예전처럼
너무 긴장이 되어서 연주 한번도 못해보고 시험장을
나오는 것이 아닌지...괜히 실수했다고 울고 서 있는
것은 아닌지...
40분 넘게 (시험 시간은 15분 인데...일찍 도착해서)
차안에서 이 생각 저 생각...
백미러를 보고 있던 신랑이 세라랑 선생님이 나온다고
선생님왈...아주 시험 잘 봤다고...반주를 해주었던
분이 아주 잘 연주를 했다고 말을 했다고...
세라와...나는 하나도 안 떨렸는데, 선생님이 아주
많이 떨어서 바이올린 조율도 잘 못하더라구...
그리고 피아노 연주자에게 선생님이 연주비를 지불
했다고...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짜는 없구나
그래도 그 덕분에 시험 본것이 어디냐...
능숙하게 시험준비를 해주지는 못했지만 나름 마음
고생한 선생님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시험이야 붙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그렇게 커다란
의미는 없다.
그냥 세라가 무엇인가 해냈다는 것이 좋을뿐...
꼬리글 : 솔직히 나도 7월에 보려고 했는데
나는 너무나 떨려서 못 볼것 같다.
물론 실력도 안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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