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mum (gayong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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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일기
개설일 : 200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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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우연히 만났다.

아마 6-7년전쯤...

그녀가 먼저 내게 어느나라 사람인가 물었고,

나는 한국 사람이라고, 그녀는 자기는

홍콩에서 왔노라고, 하지만 이제는 영국사람

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늘 같은 옷을 입는다.  정말 다행인 것이

연중 기온차가 그리 심하지 않아서 정말 그것이

가능하다.  늘 우리나라 몸빼바지에 다 늘어진

티셔츠 그리고 심하게 정리되지 않은 막커트의

그녀...그녀는 나보다 나이가 많다.  늦은 나이에

영국으로 유학을 왔고, 결혼후 아이가 오랫동안

없다가 거의 40대 후반에 힘들게 아들 하나를

낳았다.

그녀는 이제 50이 넘었는데, 지난 몇년 사이에

중년을 넘어서 초노의 모습을 보이는 그녀를

보면서 시간의 흐름을 실감하는 중이다.


딱보면 정말 홍콩이 아니라, 중국 산간마을에서

몰래 어제 밀입국한 모습의 외모가 그녀의 모습

인데 자기에 대한 프라이드는 아주 강하다.

마스터 학위가 2개이며, 지금 번역일을 하고

있고, 클래식 음악과 문학을 좋아 한다고...




내가 연락을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언제나 그녀가 연락을 했고 가끔은 길에서

우연히 만났다. 

말을 하기를 좋아하는데 솔직히 나는 그녀의

웅얼웅얼 거리는 영어를 다 알아 듣지 못한다.

늘 무엇인가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 하려고 들고

외동 아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극성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그 아이들 잘 키워서 좋은 대학과

직장을 갖게 만들어 주는것이 그녀의 최대 관심사


며칠전 그녀에게서 이메일을 받았다.

부활절 방학동안 홍콩에 다녀왔고, 만나서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 하고 싶은데 시간이

괜찮으면 보고 싶다고...그리하여 어제 아침에

스타벅스에서 만났다. (오늘도 그 몸빼 바지에

늘어진 노란 티셔츠는 아니겠지....홍콩에서

옷좀 사입고 오지...아들도 엄마에게 제발

옷좀 챙겨 입으라고 했다면서...)

내가 먼저 도착했고, 10여분 뒤에 몸빼바지의

그녀 등장....

차와 커피를 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국 경제가 어려워서 주위에 실업자들이 많이

생겼고, 홍콩에서 아주 럭셔리하게 지냈고,

칼(아들)의 개인 레슨이 많아져서 바쁘고...

홍콩에서 잠깐 살다가 와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는

그러다가 내게 너는 한국에 가서 살 계획이 없는

가 물었고, 나는 아이들이 어렸을때 한국에서

1-2년 살다고 오고 싶었는데, 여건이 되지 않았고

이제는 아이들이 이곳에서 적응해서 학교 다녀야

하기 때문에 힘들것 같다고...


50대의 그녀는 아들에 대해서 끔찍하다.

중국인이 워낙 아들을 선호 하기도 하지만, 늦은

나이에 힘들게 얻은 아이들 이라서 그 사랑이

더 하다.

내게 물었다.

이곳에 친척이 많은가...그래서 우리 신랑은

5대 독자 외아들이고, 부모님은 다 돌아 가셨고

가까운 친척도 거의 다 돌아 가셨다고, 먼 친척은

이제 의미가 거의 없다고...

그랬더니, 자기도 가장 큰 걱정이 영국에서 계속

살아야 할텐데, 자기나 신랑이 죽고 나면 자기

아들이 이곳에 아무런 혈연이 없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고...

그리하여 나도 비슷한 경우 인데, 현대 사회에서

친척이라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지,

솔직히 말해서 먼 가족이나 친척보다, 가까운

동료나 친구들이 더 위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그녀를 안심 시키고...


스타벅스에서 시킨 Tall 사이즈의 커피가 정말

양이 작아서 나는 계속 갈증이 났다.

차도 2시간 주차를 해놓아서 11시가 조금 넘어서

주차을 이유로 다음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각자의 길로....


자기에 대한 프라이드 아주 막강하고, 극성스러운

엄마이고, 열심히 사는 친구인데,

거의 반백의 머리에 어눌한 말투의 그녀가 이곳

에서 사는 모습이 조금은 안스럽다는 생각이...

초노의 모습을 보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남의 나라에서 산다는 것....그래 쉽지 않지...

특히 우리처럼 어눌한 사람들은....



꼬리글  :  친구가 홍콩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 잔득 사왔다고 하나 준것.

           전혀 볼것 같지 않다.

           전에도 몇개 주었는데, 소리가

           몇박자 늦게 나오고 복사품 이라서

           화질도 나쁘고...

           



http://kr.blog.yahoo.com/gayong19/trackback/10195/1384175
기본 쟈클린 2009.05.01  09:52

몸빼바지~~ ㅎㅎㅎ 그렇게 초지일관으로 입고 다니긴 쉽지 않죠.
해피맘님 주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많네요. 전 해파맘님 글을 읽으면서 많이 배우고 많이 느낍니다. 오늘도 하나 얻고 가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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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토돌이 2009.05.01  10:55

절대 저 드라마 보지 마세요. ^^;;; 연출가와 각본이 황당함과 동시에 나중엔 마녀유희가 아니고 막장유희로 불리웠던 드라마에요. 드라마 끝나고 주연 여배우가 드라마 탓을해서 여배우도 욕 많이 먹고요. ㅎㅎㅎ
외국에 살고 있는 저로서도 항상 목마른 갈증같은 것이 사라지지 않는터라 저 분의 고민이 남의 고민같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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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MyDaysInCan 2009.05.01  16:33

참 세월가도 변하지 않는 분들이 있어요 주변엔 ㅎ
한편으론 프라이드는 존경 스럽지만, 밸런스를 맞춰 가면 좋을텐데
그게 또 타 문화에 적응하는 한 면일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표현이 잘 안되지만, 해피맘님이 느끼셨던 그 느낌을
알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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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Sian 2009.05.02  08:35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이 친구분에 대해서 예전에 글 쓰신 게 생각나요. 홍콩 사람들, 영국에 식민화된 결과로 본토 중국과 차별화될 수 있었던 탓인지 한 민족으로서의 자존감 같은 것이 부족하게 느껴져요. 그런 걸 보면 식민화가 물리적 환경 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의식을 얼마나 노예화시키는지 절감하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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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09.05.04  05:31

Sian님...아, 안녕 하셨어요...오래간만에 인사를 하게 되네요...
잘 지내셨는지요...
이 친구를 볼때 마다, 가끔는 다른 사람이 저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해요..
이 나라에서 평범한 동양인을 2nd citizen 취급하는것 느끼고,
위킹 클라스의 사람들 보다는 분명히 다르다고 자부하는데ㅡ, 가끔은
황당한 취급 받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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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09.05.04  05:35

마이데이즈님...이 친구는 좀 심한것 같기도 해요...약간만 좀 신경을
쓰면 덜 주위를 끌텐데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구요..
언젠가 한번 자기는 지적 수준이 높아서 외모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비스무리하게 말을 했는데, 그냥 평범하게 지내는 모습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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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09.05.04  05:43

토돌이님...드라마 보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못하게 되서 거의 한국 드라마는 시작을 하지 않아요..
(영국에서 본것, 베토벤 바이러스, 삼순이, 그리고 고맙습니다, 파리...)
그리고 이 친구나 이곳에 오래 살았던 사람들의 또 다른 고민은 고국으로
돌아가도 고국 역시 이제는 100% 예전처럼 느낄수 없다는 것...
타국에서 산 세월이 있고 나름 이곳에 무의식적으로 적응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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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09.05.04  05:46

쟈클리님...좀 그렇죠...저도 오래간만에 봤어요...고무줄 있는 바지는...
다양한 사람들과 사교 하면서 지내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한편으로는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 받는것 보다 혼자서 편안하게 지내는 것이 더 좋을것 같기도 하고...의도 하지는 않는데, 가끔은 좀 걱정이 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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