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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3/10/27
 

뜨게질에 대한 아련한 기억들

2009.12.29 04:06 | Living in England | Happymum

http://kr.blog.yahoo.com/gayong19/1384535 주소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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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뜨게질을 아주 잘 하셨다.  그리고 굉장히

많이 하셨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을 하면 다락에서 실타래와

바늘을 내려오셔서 열심히 뜨게질을 하셨다.

어머니가 새로 무엇인가 뜨게질을 시작한후 며칠뒤면

어김없이 새로운 옷들이 만들어졌고 우리 형제들은

그 옷들을 나누어 입었다.

조금은 두툼하고 조금은 투박한 그리고 색깔 조합도

그리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쟌..하고 며칠만에 만들어

내는 옷으로 겨울을 보냈다.

하지만 늘 엄마의 뜨게질 옷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였다.  특히 바지는 상당히 무거웠고 조금만

입어도 무릎이 많이 튀어 나와서 다른 친구들이 입는

날렵한 청바지가 그때는 많이 부러웠다.


하여튼 엄마는 날씨가 쌀쌀해지면 하루종일 뜨게질을

하셨다.  가끔 우리 형제들에게 일거리도 주어졌는데

전에 뜨게질 하셨던 옷들이 작아져서 더 이상 입을수

없는 것들을 우리들에게 풀게 했고 우리는 공을

만드는 것처럼 둥글게 둥글게 헌옷을 풀어서 공을

만들고 그 공으로 방안에서 놀기도 했다.


결혼전 영국으로 보내는 짐을 정리하면서 나는

오래전 엄마가 뜨게질해서 만드신 몇장의 옷을

챙겼다.  그 옷들은 특별히 나를 위해서 만든것은

아니지만, 아마 유일하게 남아 있는 엄마의 뜨게질

작품인것 같아서 였다.

엄마는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 80년대 초반 까지는

뜨게질을 하셨던것 같다.  우리들이 자기의 입김을

가지기 시작을 하고, 엄마의 뜨게질 옷들에 타박을

놓기 시작했고, 두툼한 뜨게질 스웨터나 조끼 보다는

얍상한 니트 제품에 눈독을 들이면서 그리고 엄마는

침침해지는 눈과 무릎의 편안하지 않음을 느끼면서

서서히 어머니의 뜨게질을 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언젠가 90년대 초반쯤에 어머니에게 얇은

조끼 하나 만들어 달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부탁을

했더니, 시장가면 싸고 좋은 물건 많은데, 사서

입어라...그때는 너희들 다섯, 그렇게 뜨게질 해서

입히지 않으면 겨울 춥게 날까봐...어깨 아프고

무릎 시리게 앉아서 뜨게질 했는데, 이제는 눈도

나쁘고....


한달 전쯤 공예 전시회에 갔다가 뜨게질 작품들을

전시회 놓은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뜨게질 작가(?)

라는 분과 이야기를 했는데, 그녀왈 요즘 뜨게질은

완전히 Dead Culture 이지만, 손으로 한올한올 움직

여서 작품을 만드는 기쁨이 참으로 크다고...


나는 뜨게질을 하지 못한다.

아마 가장 큰 이유가 성격이 꼼꼼하지 못한 이유인

것 같다.  몇번 시도는 해 보았는데, 늘 결과는 신통

하지 않았다.

내가 오직 할수 있는 겉뜨기, 안뜨기로 정확하게

줄였다 늘였다 그리고 더해서 꽈배기까지 해야 하는

뜨게질은 솔직히 너무나 어렵다.


며칠전 체리티 가게에 갔다가

털실과 바늘을 싸게 팔아서 사왔다.

세라에게 아주 간단한 것을 가르쳐 주고 차분히

뜨게질 하는 재미를 가르쳐 주려고 했는데, 감기

며칠 앓다가 보니 벌써 방학이 얼만 남지 않았네...


이제는 너무나 낡은 어머니의 뜨게질 옷.

잘 간직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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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팬더 2009.12.29  11:20

뭐랄까 아날로그 냄새가 나는 그리고 엄마의 체취가 담겨있는 소중한 추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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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10.01.02  07:09

지나온 시간을 기억할때 결코 넉넉하다거나 세련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정감을 느낄수 있는 시간이 였던 같아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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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MyDaysInCan 2009.12.29  16:23

아 그러게요, 사진부터 중반까지의 어머님의 뜨게질 이야길 읽어나가며 울엄마 얘기하는가 했을정도로, ㅎ 저도 망또 스웨터 엄마짠 털옷으로 입었고 ,, 맞아요, 작아진 사이즈 옷 그 다시 풀어내고, 타래 잡고 앉았고, 많이 그리워 지네요. 잘 챙겨 오셨어요.
어머니 솜씨 안 배웠던게 넘 후회 되시죠? 저도 2005년에, 코바늘을 처음 시작하면서, 대바늘로 뜨게질 하는걸 하나 해봤더니,, 여간 힘든게 아니더군요... 엄마한테 안 배웠던게 넘 후회가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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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10.01.02  07:08

저는 언젠가 님께서 레이스 뜨게질 하신것 봤는데...솔직히 존경심이...
저는 레이스 뜨게질은 정말 못해요...한코 틀리면 모양이 엉망이 되고...정말 꼼꼼하신
성품이신것 같아요...
중학교때 가정 시간에 레이스 뜨는것 있었는데, 결국 포기하고 수예점에서 사서
가져 갔다가 선생님께 혼난 기억이 있어요...
수예는 어느정도 하는데, 정말 뜨게질은 영 자신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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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reirei 2009.12.29  17:45

손수 만든...머랄까요. 기성품과는 다른 멋이 있쟎아요. 바느질을 한 사람의 따뜻한 손길도 느낄수있구..
저희 엄마두 그러고보니, 겨울엔 쉐타나 원피스를 쨔주셨던 기억이 있어요..어디로 갔남~
지금은 제 동생이 쨔준 목도리를 하는데..
제 자랑거리기도 하구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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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10.01.02  07:03

요즘 뜨게질에 대해서 자세히 보는 중인데, 이곳에서 실을 사고 바늘을 사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무엇인가 만드는 것은 좋은데...물론 세상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작품이겠죠.....그런데 제3세계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만들어 내는 핸드 메이드
제품이 너무나 저렴해서 정말 원가가 걱정스러울 정도로 니트 제품을 팔아서
의욕 상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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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THELOVECOOK 2009.12.29  21:30

위의 작품이 어머니작품이세요...??!
너무 훌륭해요...^ㅁ^ 정말 좋은것 물려받으셨어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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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10.01.02  06:58

작품까지는 아니고 어머님이 만드신 옷이였구요.
이제는 어머님이 뜨게질 하지 않으려고 하셔서 영국에 올때 가지고 왔어요...
아마 어머님은 모르셨을 거예요...제가 저 옷들 챙겨 온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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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오즈 2009.12.30  21:07

해피맘님 제가 쓴 글 읽는 줄 알았어요.
제 어린시절하고 너무 똑같아 깜짝 놀랐어요... 너무나..너무나...
가슴 한켠이 짠....하게 무언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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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10.01.02  06:45

저희 어머님 세대의 모습이 아니였나 싶어요..
그렇게 아이들을 키우셨구요..
이제는 너무나 손쉽게 모든 것을 구할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가끔은 아나로그적인 정이 그립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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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섭냥이 2009.12.31  20:34

해피맘님~ 잘지내시나요??
너무 오랜만에 답글을 다니 많이 어색하네요. 히힛!!!
벌써 올한해가 얼마 안남았네요. 마무리 잘 하시고 계신거죠??
자주자주 안부 여쭙지 못해 죄송하구요, 새해엔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가족 모두가 건강하세요.
내년엔 얼굴 볼 수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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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10.01.02  06:41

섭냥이님...아...안녕 하세요...전혀 새글이 없으셔서 소식 많이 궁금해요...
어떻게 지내새는지요.....좋은 소식도 기대하구 있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정말 뵐수 있기를 기대 합니다.
그런데 아마도 올해는 좀 힘들것 같아요...그래도 이렇게 블로그에서라도 뵐수
있기를 기대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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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minso88@Y 2010.01.21  21:07

정말 공감해요.
저도 뜨게질은 정말 어렵더라구요. 어렸을땐 엄마가 항상 떠주셔서 그냥 쉬운것인줄만 알았는데... 왠지 뜨게질 다시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불끈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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