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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감상평]김기덕 감독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2004.03.28 06:51 | 스크랩 그리고 자료실 | Happym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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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그 업을 네 가슴속에 평생 묻고 살아야 할 것이다."

김기덕 감독이 보는 인간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존재같다. 장난으로 물고기 개구리에 돌을 매달고 놀면서 히히덕 거리는 동자승에게 노스님은 똑같이 돌을 동자승에 매달아 그 물고기와 개구리를 찾아 다시 놓아주라고 하지만 이미 그 미물은 죽어 있었다. 동자승은 울고 "그 업을 네가 가슴속에 묻어야 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신 스님의 말씀이 메아리 친다.
 
어린 아이에게 너무 큰 짐을 지우시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악행과 선행을 반복하는 인간이란 존재에게 당연한 불교적 인과응보가 아닐지..





여름... "저절로 그렇게 된것이니라.... 욕망은 집착을 낳고 집착은 살의를 품는다."

아이가 자라 17세 소년이 되었을 때, 산사에 동갑내기 소녀가 요양하러 들어온다. 소년의 마음에 소녀를 향한 뜨거운 사랑이 차오르고 수도승의 길을 걷는 청년은 소녀와의 육체적 탐닉에 빠져 불심을 가린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그것이 사랑일까? 김기덕 감독은 사랑을 도대체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영화 내내 드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노스님은 소녀에게 절을 떠나라고 하고 둘은 헤어지지만 욕망은 사라진것이 아니라 잠재되어 있었다. 

늘 여성비하의 시각으로 영화를 그린다는 김기덕 감독. 이번에는 그런 과도한 묘사는 없었지만 어쨌든 여성이 육체적인 욕망의 대상으로 그려지면서 소년과의 관계에서 차츰 병세가 호전되는 소녀에게 묻는다. "이제는 다 나았느냐" "네, 아프지 않습니다." 성적인 나눔이 약이었단 말인가. 아니면 인간관계의 소통이 성을 무시할 수는 없음을 말해주는 걸까.

소년은 스님을 원망하며 떠난 소녀를 좇아 길을 떠난다.



가을... "그녀를 사랑한 죄밖에 없습니다".. "제가 좋으면 남도 좋은 것을 몰랐더냐. 그렇게 참을 수 없더냐."

장년이 되어 부인된 그 소녀를 죽이고 다시 절에 온 그, 스님은 그를 아무일이 없는 것 처럼 맞이한다. "閉"자를 써서 얼굴의 구멍을 막고 자해하려는 그를 노스님은"남을 죽인다고 자신을 죽일 수 있는것은 아니다."라며 벌하고 그렇게 피 묻은 칼로 반야심경은 새겨진다.

살의가득한 얼굴로 돌아왔던 그, 경찰에 붙들여 다시 절을 떠나지만 얼굴엔 평온이 있다.


겨울... "...."

떠나야 할때를 안 스님은 홀로 소신공양하는 다비식을 치른다.

중년이 되어 홀홀 단신 돌아와 자신을 위한 수련에 몰두하고 있는데, 어느날 자신과 같은 어린 아이를 품고 얼굴을 보라색 보자기로 가린 여성이 찾아온다. 그녀는 문둥병으로 보자기를 가렸을까? 아님 죄 많은 여인이란 의미로 얼굴을 가렸을까?

무엇이 되었던, 중년의 역을 본인이 직접 맡은 김기덕 감독도 그간 자신의 삶에서, 작품에서 저질렀던 죄값을 몸소 치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작년에 있었던 모 텔렌트의 성상남 요구 감독이 불명예스럽게도 김기덕, 그라고 한다. 그는 이 영화로 그의 죄를 씻을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분명한건 항상 그이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파괴적 미학이 아닌 너무나도 감상적인 방식에 정말 이게 김기덕의 영화인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마 이 영화는 관객을 위한 영화가 아닌 그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봄... 윤회:삶은 윤회하고 업보는 또다시 이어진다.

노인이 된 남자는 어느새 자라난 동자승과 함께 산사의 평화로운 봄날을 보내고 있다. 동자승은 예전의 그 봄의 아이처럼 개구리와 뱀의 입속에 돌맹이를 집어넣는 장난을 치며 해맑은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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