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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3/10/27
 

그 겨울의 3개월동안---먼 북소리

2003.11.26 06:35 | Lazy Traveller | gayong19

http://kr.blog.yahoo.com/gayong19/42341 주소복사

-= IMAGE 1 =-

혼자 지내는 것이 너무나 적적하고 힘들어서
취직이 하고 싶었다.
아니 내가 월급을 내고 라도 회사에 다니고 싶었다. 그때는
그래서 사람들도 사귀도 깊은 무력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30이 넘고, 특별한 능력도 없는 내게 취직은 그림에 떡.
어느날 후배가 좋은 중소기업의 머천다이저로 일해보지 않겠느냐 물었고,
새옷 사입고 면접을 보려 갔다.

봉천동 지하의 가내 공장 수준의 옷공장.
한참 유행이였던, 토스카나와 무스탕을 만드는 공장이였다.
자수성가 했다는 사장은 선해 보였고, 나의 의견은 전혀 묻지도 않고,
다음날 부터 출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게 아닌것 같은데.........와
어디 한번 해보지 뭐란 마음이 교체.....

"머천다이저"----꿈 깨지는 소리....와장창.
나는 경리와 심부름군 수준의 일을 했고, 나중에는 공장 한쪽에 쭈구리고 앉아서 코트에 달 단추도
만들었다. 그러나 가장 힘든 것은 결코 동화되지 못하는 것이였다.
팀으로 이루어진 조별 작업은 남편이 재봉사, 아내가 시다.
작업은 9시부터 저녁 12시.
겨울 몇달 벌어서 1년을 사는 사람들.
그리고 서로 보이지 않는 경쟁.
걸직한 구어체의 은어들( 그때 참으로 많은 말을 배웠다-시다,깨공(?).....지금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난 그곳에서 3개월을 일했다. 한철 장사의 시작과 끝을 같이 했다.
첫 출근후 며칠뒤에 내가 있으면 더 그들에게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때 후임자를
찾을수 없었고(유능한 여직원---이런 곳에서는 말 잘하고, 대가 센 사람이 어울린다)모두들
정말 돈에 눈독 들은 사람들처럼 일하는 기간이라서 그때 내가 그만 둔 다는 말을 할수 없었다.
한철 장사가 끝나고, 사장은 더 부자가 되었고, 나는 그만 두었다. 아마 내가 그만 두지 않았어도
----미스리 그만 나오지---라고 했을 것이다....
그곳에서 일을 한 것은 불과 2개월 반.
하지만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난 그때부터 자수성가 했다는 사람들이 싫다.

이 책 먼 북소리는 하루키의 수필집이다.
책 집필을 위해서 그리스와 이태리에 체류하면서 지낸 것을 쓴 글이다.
그리고 그가 왜 일본을 떠나 먼곳까지 나와서 책을 쓰는 가도 조금 설명 한다.
그 겨울의3개월 동안 내게 위안이 된 책.
일을 시작하고 낮게 들리던 북소리는 나중에는 귀청이 아플 정도로 내 귓가를 울렸고
땅이 풀리기 시작할때 나는 비행기표와 유레일 패스를 샀다.

인생이 양면이라고 내가 일했던 곳도 다른세계 ---새로운 여행지 였다.

* Tip :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기 -
* 하루키의 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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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센비 내리고 뜨거운 해뜨고- 우천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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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sheenne 2003.11.27  01:21

그때가 나도 생각나는구나... 요즘 하루 서너시간씩 일주일동안 방정리와 청소를 하면서 내 기억속에서 잊혀졌던 여러가지 물건들이 나와 스스로 놀라고 그 지난시간속에 빨려들어가는 순간순간이었어. 그책을 영국까지 가지고 가서 보관하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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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03.11.30  18:36

I've got the your e-mail----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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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이채 2003.12.01  00:45

Thanks should be my 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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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sunny 2003.12.18  12:46

언니! 어렴풋이나마 언니가 그때 힘들어 했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벌써 어언 옛날속에 묻혀버리긴 했지만..저도 한때 근처에 있었던 제 지난날이 생각도 나고 언니에게 마니 미안해집니다.....제가 그 후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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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03.12.19  07:28

아니야, 선영아, 나를 믿고 회사에 소개해 주었던것 지금까지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그리고 새로운 경험이였고.
그리고 너에게도 좋은 소식 듣기를 기다릴께...노력 많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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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한나모 2004.04.08  20:04

해피맘님 글 정말 잘 쓰시네요...정말 그때 심정이 느껴지는듯 해요.
저도 95년도 말에 정말정말 안맞는 직장에 3개월 다니면서 많이 힘들어 하다가 확 그만두고 배낭여행 준비해서 96년 여름에 떠났었거든요.
왜그렇게 힘들고 싫어질때는 떠나고 싶던지...그때는 젊어서 그렇게 할수 있었던것 같아요.
저도 그때 산 먼 북소리 지금도 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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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몽쉘 2004.04.08  22:17

이런 경험도 있으시군요..
그 당시엔 견딜수 없이 괴롭고 힘들었던 것들은 지나고 나면 많은 것들을
남겨주게 되죠..
^^해피맘님 얘기를 책으로 내시는게 어떨까여..새삼 모든것들이 궁금해
집니다.혹시 알아요, 해리포터작가에 버금가는~(갑자기 이름이 기억안나네요)...
제가 아는 해피맘님은 정말 강하신분인것 같네요.
이글을 읽는 동안 마치 마주 앉아 듣고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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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04.04.09  07:11

몽셀님...아이고 제가 책쓰면 출판업계에 재고만 잔득 쌓일거예요...
그리고 이렇게 온라인으로 읽어주시는 님이 계신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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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04.04.09  07:14

하나모님...안녕하세요.
저도 96년도 배낭 여행을 했는데..혹시 어느곳에서 마주치셨던 분이 아닐까요...96년도의 배낭여행은 두번째 유럽여행이 였는데, 제게는 아주 의미 있는 여행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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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으뇽이 2004.05.07  23:40  [218.159.226.204]

이제사 이 글을 읽고 쓰네요.. 언니.
'내가 일했던 곳도, 다른 세계.. 새로운 여행지였다.' 라는 말..
.. 갑자기 편두통이 생기려고 해요.. 늘, 언니 블러그에서, 배우고만 가네요. 고마와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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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Happymum 2004.05.08  06:58

은영아...언젠가 네가 이 사람 때려주고 싶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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