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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슬로에서 밤차를 타고 이른 아침에 베르겐에 내렸다.
밤새도록 창밖의 빙하의 아름다움에 밤을 꼬박 세워서
정말 머리에 도끼 맞은 것처럼 멍하게 도착.
오슬로가 여름 날씨 였는데, 이곳은 겨울날씨 그리고 정말 사나운 비바람.
어디가서 커피 한잔 마시고, 슬슬 여기저기 다녀 보고 싶은데, 오슬로 에서 만나 영국녀석은 귀찮게 옆에서 같이 다녀 주었으면 하는 눈치....아이고, 내 콩글리쉬 바닥나기 전에 제발 네 갈 길로 가줘....
그가 묻는다. 이곳에서 어디가 가고 싶은가.
나는 먼저 커피가 마시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역 밖으로 나왔고, 금새 다 젖었다. 우산이 있었는데 비바람 때문에 거의 쓸모가 없다.
아침 일찍이라서 문을 연 곳이 없다. 맥도날드에 가기로 한다. 하지만 도착하니 2시간 뒤에
오픈.
오후 늦게 오슬로로 돌아가는 밤차를 탈 예정이라서 시간도 없는데, 그 영국녀석은 무어라고
자꾸 떠든다.......하지만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다.
비 바람이 더 세어지고, 유명 하다는 어시장도 손님이 없다. 케이블카를 타고 항구를 조망하겠다는
계획도 포기--------어디가서 뜨거운 커피가 마시고 싶다.
역 주변과 시내를 돌지만 어디 문을 연 카페가 없다. 그러나 관광지인지 기념품가게는 일찍 문을
열었다....그리그의 테이프를 많이 팔고, 일본인 관광객도 좀 있는것 같다.
신발에 빗물이 들어오고 맥도날드가 문을 열때까지 그냥 걸어 다녔다.
드디어 맥도날에 들어가서 커피를 손에 줜다..........
그 영국녀석도 같이 커피를 시켰는데 표정이 사약 마시는 표정.
난 그때 몰랐다. 그가 절대로 커피와 티를 마시지 않는다는 것을.
---아마 10년 만에 마셨던 커피였어...그가 나중에 말했고
결혼 5년째로 접어드는 이 시간까지 그가 커피 마시는 것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
베르겐에서는 정말 커피 밖에 마신것이 없다.
저녁 늦게 타려 했던 기차를 날씨가 아주 나빠서 오후에 타고 오슬로로 돌아왔다.
언젠가 다시 한번 가 보고 싶다.
수산물이 귀한 이곳에 살면서, 늘 베르겐의 어시장이 눈앞에 어른 거렸다.
그리고 꼭 다시 한번 이 남자에게 베르겐 커피를 먹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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